발효 화장품이 이슈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발효라는 개념이 새로웠기에 화제였다. 천연 화장품과는 달리 자연 원료를 한 번 더 발효를 시켰다니, 좀 더 숙성된 유효 성분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변질될 우려 없이 오래 보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후 사용자들의 후기에서 피부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호평과 바르기만 하면 뾰루지가 올라온다는 악평이 나뉘면서 또 한 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나쁘다는 이들보다는 효과를 신봉하는 이들이 많기에 지금도 다양한 원료를 발효시킨 새로운 발효 화장품이 계속 선보이고 있는 것일 터.
그럼 발효 화장품은 대체 어떤 점이 좋고, 어떤 효과가 있기에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까? 발효과정과 그로 인해 생성되는 성분 등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몇몇 발효 화장품 브랜드의 연구소와 홍보팀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를 정리해보았다.
발효란 세균이나 곰팡이, 효모 등의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효소가 이로운 성분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쉽게 빵이나 김치, 된장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각하면 된다.
특정한 조건이 갖춰진 상태 하에 일어나는 발효는 발효취라는 독특한 향을 풍기며 다양한 유기산과 생리 활성물질, 유익한 균을 만들어낸다. 이와 다르게 부패는 모든 유기물에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이뤄지는 과정으로 독소나 악취를 생성하고, 암모니아나 황화 수소, 유해균을 만들어낸다.
발효가 좋다는 것은 알겠다. 하지만 뷰티 브랜드에서 주목하는 진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발효 과정을 거치면 원료가 가지고 있던 본래의 효능은 배가되고 독성은 제거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원료의 영양 성분이 초미립자화되어 그 효과는 그대로 남아 있는 동시에 단백질이나 아미노산, 비타민류의 효능은 배가된다. 또한 독소와 중금속까지 분해되니, 완전히 새롭고 안전한 물질로 다시 태어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분해 과정을 미생물이 대신해주기 때문에, 섭취하거나 피부에 발랐을 때 흡수력이 향상된다. 이런 특징들 때문에 뷰티 브랜드에서 발효 화장품에 주목하는 것이다.
부패 과정에서는 독소가 생성되지만 발효 과정은 다르다. 오히려 미생물들 중 가장 우위를 차지하는 균이 다른 균들의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항균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독소가 제거된다.
다양한 발효 방법 중 화장품 원료를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발효에는 크게 인공 발효와 자연 발효가 있다. 자연 발효는 원료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그 재료 속에 있던 미생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발효가 된 것이기 때문에 생명 연장에 필요한 필수적인 성분들이 생성된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좀 더 다양한 미생물이 생겨나고, 이들 균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도 있어, 자연의 살아 있는 생명력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공 발효는 인공적으로 배양된 미생물을 접종하여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원하는 성분을 짧은 시간에 얻을 수 있다는 것과 비교적 반복적이고 일정하게 이루어지는 발효 과정 덕분에 만들어질 물질이 어떤 것인지 미리 알 수 있다. 하지만 살아 움직이는 자연의 역동성은 느끼기 어렵다는 것은 아쉽다.
발효는 미생물이 효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분해하고 생성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에, 발효를 거친 원료는 아주 작은 입자로 피부에 침투해 유효 성분의 흡수율이 높다. 또한 미세한 유해 물질은 알아서 제거하는 디톡스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발효 과정에서 인체에 이로운 다양한 유효 물질을 생성하여, 기본적인 효능과 함께 알려지지 않은 효능을 무궁무진하게 가지고 있다.
발효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은 일반 화장품보다 피부에 자극이 적은가? 물론 그렇다. 원료가 가지고 있는 독성이 제거된 데다 분해 과정을 한 번 더거쳤기 때문이다.
발효 화장품은 특정 피부에만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피부가 확연히 개선된다는 이들과 사용하면 트러블이 생기는 이들로 갈라져 호불호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 효모로 인해 알레르기가 나타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한다. 발효 화장품을 사용한 후 트러블이 생겼다는 이들 중 상당수는 아마 대부분의 발효 화장품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향이나 그날의 피부 컨디션, 처음 화장품을 사용했을 때 생기는 명현 현상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감히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처음에 트러블이 생겼다는 이들 중 상당수가 후에 제품을 다시 사용했을 때는 별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트러블이 나타나도 무시하고 발효 화장품을 계속 사용하면 피부가 좋아질 수 있나?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든 이들이 드라마틱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발효 화장품을 처음 사용했을 때의 안 좋은 경험 때문에 아직까지 사용을 꺼리고 있다면 지금 다시 한번 사용해보길 권한다. 혹시 트러블이 생기더라도 일주일 정도 꾸준히 사용하다 보면 아마 자신이 본래 사용하던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1. 아무리 천연 발효 화장품임을 내세워도 향이나 유효기간 때문에 방부제 성분이나 향료 등이 들어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으니,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전성분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2. 처음 발효 화장품을 사용했을 때 피부가 빨갛게 되거나 따가울 수 있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이런 증상이 가라앉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는 편안한 마음으로 사용해보자.
3. 발효 화장품이라 해서 유통기한이 특별히 긴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1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 에디터: 서지혜
• 출처: www.marieclairekorea.com